만물이 순환하는 끝없는 우주. 마치 아이의 작업테이블에 흩어져있던 구슬과 같은 별의 무리. 도쿄에는 하늘이 없다고, 진짜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고 타카무라 치에코가 말했던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도쿄의 하늘은 언제나 조금 부끄러워할 뿐이다. 수 많은 네온에 주눅들어 있을 뿐이다. 시선을 집중하면, 깜빡이는 별의 사이를 멀리서부터 흔히 알고 있는 생명체의 행렬이 다가온다. 짧은 수족을 푸드득거리며,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소리를 내지 않고 행진해 나간다. 그것은 펭귄이다.
어떤 펭귄은 눈매가 날카롭고, 어떤 펭귄은 냄비를 껴안고, 어떤 펭귄은 매우 즐거운 모습으로, 어떤 펭귄은 벌꿀을 핥으면서. 어떤 펭귄은 소리높여 노래를 부르며, 어떤 펭귄은 울면서. 머리에 분홍빛 리본을 매고. 붕어빵을 베어먹으면서.
흐리지도 맑지도 않은, 깜빡깜빡 빛나는 별들로 이어붙여진 까만 우주를, 펭귄들은 묵묵히 나아간다. 무엇인가 헤매이고 있는 것이다. 모두 줄지어 선다. 어쨌든 걷음을 멈출 수는 없으니까. 소리 없는 우주를 어디까지나 끝없이 나아간다. 무엇인가 보일 때까지, 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채로. 의식이 강제종료될 때까지. 그것이 끝이라는 것을 알게될 때까지. 다같이 움직이는 그것이 운명.
펭귄의 하얀 모양새가 또렷하게 떠올라보인다. 그들의 움직임을 지그시 바라보면, 소리 없는 진공에서도 장대한 행진곡이 들리는 듯 하다. 이것은 수수께끼나 복선이나 추억담이 아닌 그냥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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